Merry Christmas
첫 아들 달봉이가 태어난지 100일이 훌쩍 지났다.

달봉이라는 태명의 아이에게는 김은초라는 새 이름이 붙여졌고, 4개월여 오랑우탄(우리 부부의 별칭)의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제일 좋아하는 축구보다 그리고 종종 떠나곤 했던 여행보다 아이와 함께 있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던 그런 시간이었다.

얼굴에 난 땀띠 하나에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고, 잠을 자다 경기를 잃으키기라도 하면 뜬눈으로 밤을 지샜던...

힘들지만 행복했던 시간을 보낸 것이다.


하늘 가장자리 '은'자에 처음 '초'자를 더해 지어진 이름 '은초'.

비록 어딘지 모를 변방에서 오랑우탄을 만나 자라게 된 내 아이.
 
퇴근시간이 자꾸 기다려지고, 그의 표정 하나하나에 달라지는 분위기가 그야말로 신기던 지난 100일은 정말이지 훌쩍 흘러간 시간이다. 

그리고 완전 초짜 아빠였던 나는 점점 의젓한 아빠가 되가는 것만 같다.

새 생명이 가져다주는 행복... 이 세상 그 무엇과 바꿀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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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봉이 2009/03/31 15:56

    달봉이가 진짜 태어난 것이었군요.
    짱 귀염~러블리 애기~!!

  2. 푸우 2009/04/23 11:33

    와 ~ 은초야 참 잘생겼구나. 반가워.

넷째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무늬만 아빠에서 벗어나려면 더 노력해야겠다고...
첫 출산의 경험은 나에게 많은 과제를 안겼다.
나름 준비한다고 했고 출산박사(아내는 평소 출산에 관심이 많았고 틈틈이 공부도 했다. 그런 그녀이지만 출산 직전 불안해하는 모습은 정말 안쓰러워보였다)인 아내로부터 특강을 받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신생아실에서 언제 아이를 만날 수 있는 것인지,
기저귀는 어떻게 갈아야 하는지,
아이가 울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산부인과(여성병원)은 정말 낯설기 그지 없다.
평소 여자들이 많은 곳에선 낯을 가리는 편인 나인데
여기에서 만난 그녀들은 여자이기보다는 엄마 또는 엄마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아내를 간호하며 한 병실에 있어도 별 느낌이 없으니 말이다.
몇일이 지나다보니 그녀들과 가벼운 농담을 나누기도 한다.

기타 병원에는 찜질방, 좌욕실, 샤워실, 맛사지실 등 편의시설들이 있는데
아내와 난 이 시설들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몰라 잠시 당황하기도 했었다.
.....

주인공 효자 김달봉이는 오늘 무려 8시간을 엄마, 아빠와 보냈다.
달봉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하루하루 늘고 있는데
가족 같다는 느낌이 무럭무럭 피어오른다.
달봉이도 엄마아빠를 알아보는지 많이 편안해 하는 것 같다.

달봉이와 함께하는 동안 달라진 것도 있다.
바로 우리 부부의 호흡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것.
아이를 앉고 있으면 행동이 제약되기 때문에 주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물론 잔 심부름은 늘 나의 몫이지만 처음에 비해 적응되는 것 같다.
특히 기저귀를 갈때 우리 부부의 호흡은 척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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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황금깃털 2008/11/23 20:45

    달봉이가 누굴닮았을지 무지 궁금해요~ 사진도 올려주세요~

셋째날 우리 부부는 달봉이와 꽤 많은 시간을 보냈다.
몸 추스리기 바빴던 아내는 지난 이틀동안 달봉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심한 고통 때문이었는데 달봉이가 울기만 하면 데려다 주라고 했다.

세상에 태어난 달봉이를 처음 봤을 때
간호사가 건낸 것이 하나 있었다.
일종의 신상카드
종이로 된 이 카드에는 달봉이에 대한 기본 정보가 담겨 있다.
엄마, 아빠가 누구인지 언제 몇시에 몇 kg으로 태어났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는데
이 카드의 또 다른 용도는 보호자 확인용 증표.

달봉이 신상카드는 아빠인 나만이 갖게 되는데
신생아실에서 아이를 찾아올 때 꼭 이 카드를 보여줘야 한다.
천사 같은 아기에게 혹 무슨 일이 생길까봐 이런 조취를 취한 것으로 보이는데
세상이 그만큼 험해진 것 같아 씁씁했다.

어쨌든 달봉이 신상카드가 있는 한
달봉이를 언제든 볼 수 있다.

효자 김달봉이는 태어남과 동시에 많은 기록을 세우고 있다.
오늘 기록은 엄마아빠와 4시간 가량 보낸 것과
그 사이 기저귀를 두번이나 갈았다는 것이다.
별일 아닌 것 같지만 우리부부에게는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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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상미(瑞鏡) 2008/11/22 23:49

    너의 와이셔츠 주머니에 있던 것이 그것이였구나???
    첫아이때는 모든것이 신기하다고만 하더라....